2013년 1월 4일 금요일

솔드아웃 파이널

오디션 프로그램 홍수다. 하지만 솔드아웃은 특별했다. 대부분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해외 오디션 프로그램의 포맷을 그대로 가져와 한국스러움을 살짝 입혔다면 솔드아웃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신선함이 무기였다. 개인 브랜드를 운영하는 무림의 고수들이 (패션 피플 사이들에서는 이미 유명한 디자이너들도 상당수 있었지만) 빅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내보인 의상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모델들이 그들이 만든 옷들을 입고 핫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뮤직을 배경음악 삼아 런웨이를 걷는 그 모습은 코리아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크나는 큰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또 그런 멋있는 의상들을 방송 바로 다음 날 온라인사이트를 (퍼스트룩) 통해 적정한 가격에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20만원대로 의상을 제작한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기에) 바로 살 수 있다는 점은 MC 윤승아가 입이 닳도록 말한 "입고 싶은 런웨이"라는 슬로건에 부응했다. 웨어러블함을 물론 디자이너 브랜드만이 나타낼 수 있는 유니크함까지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솔드아웃은 2012년 최고의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지난 주 솔드아웃 파이널 런웨이가 펼쳐졌다. 파이널리스트들은 바로 구원정, 이대겸, 김윤정 디자이너. 그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보여준 캡슐 콜렉션은 밝은 한국 패션의 미래를 점치기에 충분한 퍼펙트 콜렉션이었다. 딕펑스의 신나는 공연 덕분인지 걷는 모델들까지 평소보다 더 발랄해 보였다.


1. 구원정 디자이너
방송 내내 구원정 디자이너만큼 큰 인기를 누린 디자이너가 있을까? 가끔은 그녀의 솔직함이 독이 되기도 했지만 항상 긍정 에너지를 뿜어내는 그녀를 미워할 수 없는 건 그녀가 디자인한 의상들이 그녀만큼이나 상큼하기 때문! 직접 개발한 프린트 의상들은 MIMIKAWE의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녹아든 가장 구원정 디자이너다운 콜렉션이었다.





2. 이대겸 디자이너
유일하게 살아남은 남성 디자이너. 헤드피스까지 신경 쓴 그의 콜렉션에서 이대겸 디자이너가 방송 내내 보여준 성실함과 꼼꼼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흑과 백으로 구성된 미니멀한 콜렉션이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지금까지 사용한 모든 테크닉을 배제하고 가장 이대겸다운 의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3. 김윤정 디자이너
우승을 차지한 김윤정 디자이너. 외유내강은 그녀를 두고 하는 말이다. 방송 내내 말수가 적었지만 그녀의 디자인은 매번 보는 사람을 즐겁게 했다. 방송을 나온 이유를 물어봤을 때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무 예술성이 강해 일반 대중이 접근하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나를 좀 더 알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가 보여준 콜렉션은 그 걱정을 순식간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웨어러블함 속에 빛난 것은 nuna를 운영하며 쌓인 내공. 콜렉션은 정도의 예술성을 기반으로 상업성을 갖추어야 하는데 김윤정 디자이너는 그 두 가치의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았다. 그녀가 우승자로 호명되었을 때 나는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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